2020년 2월 12일 수요일

[리뷰] 내 사랑, 현실적인 로맨스 시리도록 차가운 현실


감독: 에이슬링 월시
주연: 에단 호크, 샐리 호킨스
평가: good / 상영일: 2017


이야기 자체는 예쁘고 애틋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기 편한 영화는 아닐 겁니다. 당시 시대상, 여성 인권, 갈 곳 없었던 처지의 샐리.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냉소적이며 배타적인 성격의 에버렛(에단 호크). 에버렛은 집안 일을 해줄 여자가 필요했고 샐리는 기대어지낼 곳이 필요했죠. 둘은 이런 피치 못할 상황 하에 맺어진 불안정한 동맹에 가까운 사이 입니다.

차츰 차츰 에버렛도 마음을 열어가지만 말년의 샐리는 점점 몸에 이상이 생기며 둘은 정신적인 파트너에 가까운 사이가 되지요. 흔해빠진 로맨스 영화의 노선을 벗어나 애증이 섞인 현실적인 부부의 관계를 보는듯해 더욱 각별히 여겨지는 영화 입니다. 냉소적인 에버랫은 샐리의 능력을 발견하며 경제 상황도 호전되자 그녀를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존중해주죠. 둘의 실제 역사도 인터넷 서핑을 하시면 찾아보실수 있으니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실제 그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아름답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둘이 만나지 못했다면 샐리는 더 불행한 삶을 살았을테고 에버랫 역시 마찬가지 였겠죠. 영화 내내 껄끄럽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을텐데 고증을 살리느라 그랬을 겁니다. 물론 약간의 로맨스 분위기를 위해 완화해서 표현을 하죠. 둘 간의 사랑보다는 샐리를 통해 보는 당시 시대상과 여성들의 삶을 엿볼수 있는 점이 돋보이는 영화 입니다.

뉴욕에서온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세련된 여자를 만나 캐나다의 샐리는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같은 시대이지만 환경과 교육의 기회에 의해 벌어지는 지위의 격차 또한 느꼈다고 할까요. 뜬금 없지만 선진화된 정치와 교육, 적절한 부의 분배와 사회 안전망이 갖춰져야 함을 이 영화를 통해 느꼈습니다. 샐리와 에버렛. 한동안 가슴을 아프게 한 이름들 입니다.